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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00조 ‘용인 반도체 산단’, 숫자 너머의 현장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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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6-08-3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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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준공 목표를 2047년에서 2040년으로 무려 7년이나 앞당겼을 때, 업계가 느낀 감정은 기대감보다 직관적인 의구심에 가까웠다. 215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거점 조성, 그리고 삼성전자가 300조 원 이상을 쏟아붓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가 과연 ‘선언적 속도전’을 견뎌낼 수 있을까.

이 의문은 현장의 셈법을 따져볼수록 명확해진다.

 

우선 토지 보상이다. 전체 토지의 절반에 달하는 50%가 협의를 거부하면서 결국 중앙토지수용위원회(중토위)의 수용재결 절차로 넘어갔다. 행정력과 강제 수용이라는 수단을 빌려 올해 10~11월 재결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착공이라는 스케줄표를 짜 맞췄지만, 주민 설득과 재감정 과정에서 누적된 진통까지 완전히 소화했다고 보긴 어렵다.

 

인프라 역시 ‘절반의 확정’ 상태다. 1공구 가동에 필요한 3GW 규모 LNG 발전소와 팔당~이동 간 1단계 용수관로(일 31만 톤) 설계·발주는 2029~2030년 첫 팹 가동이라는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는 디딤돌일 뿐이다. 2035년 이후 산단 전체가 완전 가동되는 시점의 전력 수급을 담아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아직 백지 상태이며, 초저항 송전망을 둘러싼 지역 갈등이라는 국가적 난제는 여전히 수면 아래에 잠겨 있다.

 

설상가상으로 산단의 혈관이 될 국도 45호선 확장 사업마저 8,911억 원 규모의 턴키 입찰이 유찰되며 첫 걸음부터 삐끗했다. 재입찰을 통한 사업자 선정과 착공이 지연될 경우, 부지 조성이 끝나기도 전에 공사 차량이 엉켜 병목현상을 겪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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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 기조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면서, 일각에서는 용인 산단에 대한 국가적 집중도가 dispersion(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국가 첨단전략산업의 성패는 정책 프레임의 이동이 아닌 ‘현장 인프라의 적기 공급’에 달려 있다.

 

2040년 완공과 2029년 첫 팹 가동이라는 청사진은 단순히 목표 연도를 당겨 적는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토지 수용의 정당한 보상, 12차 전기본을 통한 중장기 송전망 확충, 도로망 입찰 정상화라는 현실의 과제들을 하나씩 차분히 건너야만 비로소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라는 거대한 숲이 완성될 수 있다. 서두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단 한 차례의 차질도 허용하지 않는 견고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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